내가 만난 사람들

세상을 치유하는 한 마디...."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얀종이Lee 2010. 6. 18. 12:02

 

 

몇 달 전에....

교회에 ...한 자매가 왔다...

 

 

옷차림도 이상하고...

행동 하나 하나가 낯설었을 뿐 아니라...

예배시간에 찬양하는 소리가..

내 귀엔 영~거슬렸다...

음색은 귀를 찢을 듯 ...날카로웠고....

제대로 된 가사를....

읊어내지도 못했다..

 

 

예배가 끝난 후...

자매는....

교회 식당에 가서...

일을 도맡아 하기도 했지만...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의사가 제대로 소통되지 않았다...

 

 

식사를 한 후....

자매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들에게 와서....

자꾸만 손을 대고....

말을 시키려고 했다....

 

 

나는...

그 자매를...

유의깊게 살펴보았다....

아기들에게....

손을 대는 것도 싫었고....

여기 저기 교회를 휘집고 다니는 것도 싫었고...

심지어....

그 자매가..

교회에 와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 분주하게 하는 것 같아....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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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나는....

지속적으로

그 자매를 꺼려했고....

마음으로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대했다....

그리고 몇 주동안.....

그런.....나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안에서...

문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왜....그 자매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가?

 왜....그 자매를 긍휼히 여기지 않는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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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

주일이 되었다...

 

교회에서....나는....

여전히....

낯선 옷차림을 하고....

낯선 행동을 하며....

낯선 목소리로 말을 하는 그 자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내 마음에 갑자기...

자매를 향한 긍휼함이..

가슴으로 차올랐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교회 식당으로 내려갔을 때...

나는....

처음으로...

자매에게 다가가...

말을 붙였다...

"이름이 뭐예요?"

 

 

교회에 나온지....

몇 달이 되었지만...

나는...

그 자매의 이름도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고 차가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매와의 대화의 문을 열었던 것이다....

 

 

자매가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을 알아듣기까지....

나는 몇 차례에 걸쳐...

같은 질문을 반복해야만 했다...

결국....자매의 이름을 알았다....

"노....미....선...."

 

 

처음으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그 자매의 이름이었고...

우리는 서로에게....

가볍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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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4주 전에...

자매는...

같은 모습으로 교회에 왔다....

자매는....

앞자리에 앉았고...

나는....늘상 앉는....

뒷 자리에서...

11시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하고.......

집에 잠깐 들렸다가...

오후 2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다시 교회에 갔다...

 

 

그런데....아뿔싸!.....

그 자매가...

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순간....

나는 망설였다....

그 자매의 옆에 앉아야 하나....

아니면...다른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하나.....

 

 

그러나...

망설임의 순간은 짧았고...

나는 자매의 옆자리에 앉기로 했다....

 

 

예배는...

시작되었다...

나는...

자매에게 고개를 돌려...

몇 번이고..

눈 웃음을 지어 보였고....

기도 시간에는....

자매의 어깨에 손을 얹거나..

손목을 잡고....

기도를 해 주었다..

그리고....

찬송가와 성경을 찾아...

손가락으로 글자 하나 하나를.....

집어주기도 했다....

 

 

자매는...

예배시간 내내..

내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웃음을 지어보이곤 하다가...

내 성경책을....

자기 볼에 가져다가..비비는 등...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여전히 보였다....

 

 

그러나...

나는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왜냐면....

그 자매를 향한 긍휼함이...

내 마음에 이미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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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마쳐지자...

자매가 나에게 ..

또렸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 마... 워... 요...."

나는....

생각치 않았던...

자매의 말에 대답했다...

"뭐가 고마워요?"

자매가 대답한다....

"성경책 찾아줘서........."

 

 

그녀의 대답을 들으면서...

나는...갑자기....

자매를 위해 기도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매에게 물었다...

"기도해 줄까요?"

그러자....

자매는...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자매에게 물었다...

"뭐가 가장 힘들어요?"라고....

그러자...

자매가 대답했다....

"한글을 모르는거..."

나는... 다시....물었다....

"아니~그런거 말구....

 자매님 마음이 어떤게 가장 힘들어요?"라고....

그러자..자매가... 천천히 말을 했다.....

"마음이 다친거....

 사람들이 다 나를 아프게 하는거...."라고...

그 이야기를 하면서....

자매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랬다...

자매의 겉모습을 보건데...

어느 누구에게도...

그녀는....

따뜻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을 것 같았다...

이상한 행색에...

소통되지 않는 말투...

그녀의 겉모습은....

사람들이 다가가게 하기는 커녕....

어쩌면....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이...당연해 보였다....

 

 

그리고 ...

그렇게 자매를 거절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바로 ...나이기도 했고....

자매를 아프게 상처입힌 사람들 중에..

또한.....내가 끼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를 울게 만든 장본인도....

바로.... 나였던 것이다...

 

 

나는..

나의 완악함과 ....

무정함을 회개하는 심정으로..

자매를 안고 기도했다....

눈물이 났다....

기도하는 중에...

자매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함이 느껴져서...

더 깊은 아픔이 느껴졌다...

 

 

결코...울지 않을 것 같았던...

자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 같았던...

이상한 행색의 자매가....

눈물을 흘렸다....

 

 

나는....

자매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자매의 귓가에 말해주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라고....

 

 

"다음 주에 뵈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자매는....

한 달에 한 번..

엄마집에 가야되기 때문에...

다다음 주에 오겠다고....말하고...

교회 문을 나섰다....

 

 

교회 계단을 내려가면서...

자매는....

몇 번이고..

젖은 눈시울로...뒤를 돌아보곤했다....

마치....

처음으로 사랑을 받아본 사람처럼....

그렇게....그렇게.....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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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에...

교회에서...

자매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자매의 말대로...

자매는 엄마의 집을 간듯했다....

 

 

그리고...

한 주가 흘렀다....

11시가 되어..

예배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없다..그 자매가....

 

 

예배가 시작되어....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누군가...교회 안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자매였다....

자매는..어느 때보다..

멋을 한껏 낸 것처럼 보였다...

멋을 낸 모습이 다소 어색해 보이긴 했지만....

어쩄든....자매는....

밝은 모습으로 교회로 들어와...

내 앞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예배가 끝났고....

식사를 했다..

나는...

소소한 몇 마디를 주고 받으며...

자매와 함께 식당에 내려갔다....

 

 

오후예배는...

선교사 초청으로 드려지는 예배였기 때문에...

나는....

남편과 함께 .... 

선교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매를 돌아보지 못했고...

그렇게..

오후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자매는...

내 앞자리에 앉아 있었고....

이번에는....

내가 자매 옆으로 가서..

함께 예배 드렸다...

여전히...낯선 음색으로...

입술을 움직이며...

찬양을 드렸지만....

자매의 목소리는 ...

여전히..내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자매의 손을 보니....

습진때문인지..

껍질이 다 까져있었고...

손이 갈라져서 많이 아파보였다...

그리고 그 손으로...

손뼉을 치며....찬양을 하니..

손에 전해지는 고통은...더욱 심해 보였다.....

 

 

"괜찮냐?"고 물으니...

"집에가서 로션 바르면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나는...

집사님에게 ..

베이비로션을 빌려..

자매의 손에 덜어주었다...

 

 

자매는...

로션을 바르더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듯했다...

예배시간 내내..

습진 난 손으로..

내 손을 꼭 잡고...예배를 드렸다..

 

 

나는...내심 ...

자매의 습진이 내 손에 옮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냥...

자매가 하는대로...두었다...

 

 

예배가 끝나고...

사람들은 하나 둘씩..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자매는 일어서지 않았다...

나는....자매에게...

다음주에 보자고 인사를 하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자....자매는..

아주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나에게 졸라대기 시작했다...

"기도해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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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매의 떼쓰는 모습에 당황해서...

뒤에 서 계신 선교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선교사님...

 이 자매를 위해 기도를 해 주세요."...

 

 

선교사님은...

흔쾌히 자매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그러나...

자매는... 여전히..

자리에 머물러 일어나지 않았다...

"제가 기도해 줄까요?"라고 묻자...

자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자매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하나님이 자매님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기도가 끝나고 보니...

자매는....

여지없이 울고 있었다....

그리고...나를 보고 물었다...

"하나님이 나 사랑한데?"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더니...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내게 다시 물었다...

"얼마만큼 사랑한데?"라고...

"자매님을 사랑해서...

 자기 아들을 내어 주기까지....

 십자가의 죽음에 내어주기까지...

 그렇게 많이 사랑한데요.."라고 대답했다....

 

 

자매는....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그녀의 가슴은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는....교회를 나섰다...

나는 그녀를 끌어 안아주었다...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사랑하고 축복해요~"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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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우리가 모두...

갈급해하고..

목말라하고..

듣고 싶어하는 말이 있다면...

그 말은.... 아마도....

"사랑합니다..."일 것이다...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당신이 어떤 잘못을 하든....

 당신이 누구이든 상관없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참된 수용과 사랑이 내포된 말은...

그 말을 듣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치유와 기쁨을 가져다 주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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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너무 자주...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행위를 보고....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그들을 거부하고 거절한다....

그리고...

무언의 메세지를 보낸다.

"당신은 ~하기 때문에...

 사랑받을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

자신이 아프고 상처받을 것을 아시면서도...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시고..

끌어안으신다..

우리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우리의 행위와 상관없이..

우리의 모습과 상관없이....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시고 사랑하여 주신다....

 

 

그리고...그러한....

조건없는 사랑이야말로...

목마르고 갈급한....

우리의 영혼을 ....

소생케하고 치유하는....

생명으로 역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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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익숙한 말....

그러나....

너무나 절박하게 필요한 말...

그 말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아닐까?

 

 

그 말이...

하나님의 긍휼함과 은혜의 심정을 담고 있다면....

그 말은 분명...

세상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유일한 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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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내게....

매일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러나....

때로 나는...

그 분의 말씀에....

감격하지도 않고....놀라워하지도 않는다...

내게..

너무 익숙한 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자매를 통해..

귀한 교훈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나의 마음이 가난하고 상한 심령이 되기를 기도한다.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분의 말씀이...

나의 전부가 되고...

내 영혼을 소생케하는 치유의 말씀이 되도록....말이다

 

 

아직도....

자매의 물음이....

내 귓가에....

선명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하나님이...나를 사랑한데?

 얼마만큼 사랑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