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옳소이다마는
지난 달 3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원래 작년에 국민건강보험에서 하는 건강검사를 했어야 했는데, 여러 일들로 분주했던 탓에 올해로 미루었습니다. 그러나 2월에 예약을 했었는데 코로나와 감기 문제로 인해 3월이 되서야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국가검진을 받는 김에 초음파 몇 개를 추가해서 받기로 했습니다. 검사를 받을 때 늘 상 조금은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가곤 했는데, 그 날은 왠지 담담한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받고 있었는데, 초음파를 하고 영상촬영을 하는 의사선생님들이 검사를 진행하던 도중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씀을 건넸습니다. “가슴에 석회가 갑자기 많이 증가를 한 양상이 보이는데 이런 증상은 초기암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확대촬영이 가능한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15년 전부터 석회와 많은 양성종양이 있었던 터라 큰 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몇 년에 한 번씩은 해왔는데, 사실 작년 초에 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다니던 대학병원 가서 검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 계속 비슷한 정도이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위해 가까운 병원에 가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년 만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당황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그 후 부인과로 가서 자궁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하던 의사선생님이 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지금 좀 심각한 증상이 보이는데 다시 정밀 검사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자궁내막이 너무 두꺼워졌고, 이런 경우에도 보이지 않아야 할 낭종도 보이니 이건 빨리 병원에 가보셔야 합니다. 제가 아는 의사가 있으니 그쪽으로 추전 해 드릴께요.”라고 ..그러더니 초음파 사진을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 가시라고 그리고 자신이 적은 진단기록 내용도 사진 찍어 가서 빨리 재검을 진행하셔야 한다고 서둘렀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검사를 마쳤습니다. 갑자기 병원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은 터라 마음이 조금 당황스럽고 복잡해졌지만 그런대로 평안했습니다. 재검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병원을 예약했고 하루 이틀 지났습니다. 그 때 바로 이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 말씀을 묵상하는 동안 제게 엄청난 위로를 주시고 평안을 주셨습니다, 오늘 함께 나눌 이야기 바로 ‘수로보니게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말씀을 묵상하는데 제 마음에 확 들어온 말씀이 있었습니다. “주여~옳소이다 마는..상 아래 개들도..”
큰 병원에 재검을 받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던 날 아침, 묵상했던 본문의 말씀이 바로 수로보니게 여인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이 수로보니게 여인, 그녀는 지금 자신을 개와 같은 존재로 멸시하시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딸을 귀신에서 풀어 자유롭게 해 달라는 간절한 요청을 묵살하는 예수님의 매몰찬 거절의 말씀 앞에 섰습니다. “나한테 어떻게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나의 간절한 간구를 어떻게 이렇게 차갑고 매몰차게 거절하십니까? 당신도 우리 민족을 멸시하고 모욕하던 유대인들 중의 한 사람에 불과했군요.”라고 쏘아 붙이고 예수님 곁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대신 그녀는 무엇이라 말하고 있습니까? 7:28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이 말씀..이 구절을 가지고 주님은 내게 나지막하게 물으셨습니다. 검진을 하러 가서 어떤 검사 결과를 받을지도 모르는 두려움 앞에 서 있던 제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은숙아~ 너에게 들려지는 말들이 무엇이든지, 네가 마주해야 할 결과가 어떠하든지, 너에게 주어질 상황이 어떠하든지...너 나에게 이 여인과 같이 말할 수 있겠니? 주님...이 상황을 통해 당신이 무엇이라고 말씀하시고, 어떤 상황을 보여주시든지 당신은 항상 옳습니다 라고?” 저는 그 때 마음으로 주님께 대답했습니다. “네 주님 낭게 어떤 상황을 허락하시든지 당신은 항상 옳습니다. 당신이 이 상황에서 나에게 절망의 소식을 준다해도 당신은 선하십니다. 당신이 나에게 주시는 모든 것은 항상 옳은 것이고 선한 것임을 나는 믿습니다.” 조금 전까지 염려와 걱정으로 어두웠던 마음이 한결 밝아지고 평안하고 가벼워졌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는 동안 나는 다시 기억했습니다. “주님은 항상 옳습니다. 내게 닥치는 일이 무엇이든....주님은 항상 옳습니다.”그리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가슴에는 석회가 증가되긴 했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자궁은 간단한 수술 후에 호르몬제를 먹으며 치료중에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주셔서 감사했지만 안 좋은 결과를 주셨다해도 저는 주님이 항상 옳다는 것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것을 믿으면 우리는 상황과 환경을 통해 주님을 보지 않고 주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과 환경을 해석하는 믿음이 생깁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고백 “주여 옳소이다.”라는 고백이 우리의 매일의 삶속에서 고백되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마가복음 (7:24) 예수께서 일어나사 거기를 떠나 두로 지방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하시려 하나 숨길 수 없더라 (7:25) 이에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 곧 와서 그 발 아래에 엎드리니 (7:26) 그 여자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7:27) 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7:28) 여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7:29)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7:30)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