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음식, 멋진 데이트
"자기야~~우리.... 오늘 저녁.... 간만에 외식하러 나갈까?..바람도 쐬고~~"
어제 아침부터....나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코맹맹이 소리와 '이쁜짓' 표정으로 애교를 떨었다.
그렇찮아도 그제 일로 잔뜩 미안해 있던 남편이 '그러자'면서 흔쾌히 허락했다.
(우리는 둘 다 외식을 넘넘 좋아한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쿠폰들은 다 모아놓고..적절한 시기에 사용한다. 남편이 꼼꼼하게 챙기는 일엔 물론 나보다 한 수 위에 있지만..쩝^^)
허긴 별로 미안한 일도 아닌데...남편은 종종 이유없는 미안함을 나에게 갖고 있는 것 같다.
같이 못 놀아줘서 미안하고, 같이 밥 안먹어 줘서 미안하고, 잠 많이 자서 미안하고, 청소 안해줘서 미안하고, 기분 안좋아서 미안하고.....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물론 사랑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해주지만....
그래서 종종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남편 하나는 끝내주게 만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부러워한다. 그의 자상함과 친절함때문에......
그제 저녁에... 나는 내내 혼자 있어야 했다.
동대문에 있는 모교회에서 남편에게 교사대학 강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자기 일때문에 나를 혼자 내버려 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남편은 내내 미안해 했다..
다른 월요일 같았으면....새벽기도 갔다와서 실컷 잠자고, 오전 시간 내내 뒹굴뒹굴하다가...오후엔 쇼핑을 가거나...친척집에 가곤 했는데.....
그날은 아침부터 강의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남편덕분에 나의 마음은 내내 외로움을 타고 있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마음뿐만 아니라.....남편이 아예 집을 비워버렸으니......
그러나..그건 이미 지난 일이다.
나는 월요일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보상받기 위해 남편에게 맛난 데이트를 신청한 것이다.
우리는 어느 곳이 좋을까? 고민하다가...종각에 있는 TGIF에 가기로 했다. 물론 집에서도 가깝기 때문이지만, 우리의 손 안에는 30,00만원짜리 할인권이 줘여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그곳에 가면 맛난 음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겠다 싶어서 였다.
나는 소고기로 된 음식은 안먹겠다고 처음부터 남편에게 딱 잘라 말했다.
남편은 광우병이건 뭐건 상관없이 소고기를 먹고 싶어 했지만, 그의 못말리는 따뜻한 배려심덕분에 나는 내가 원하는 음식으로 두 개 고를 수 있었다. 그리고 살이 찌는 것에 대한 염려속에서 조금의 위로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했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과 조화된 남편과의 멋진 데이트가~~행복과 즐거움을 내 가슴 가득히 안겨주었다.
우리는 알코달콩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혼한지 3년이 지났지만...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는 연인들과 같이 아직도 우리에게 가슴떨림과 애틋함이 남아 있어서....우리는 꼭 부부아닌 연인같았다.
따뜻한 남편과의 맛난 데이트 덕분에.....
행복했다....
아니 맛난 데이트를 위해 내 옆에 있는 따뜻한 남편 때문에 행복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내 남편과 평생~~~~연인같이 살아가길.....항상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