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싱가폴에서 생활할 때......
나의 몸은 무척이나 약해졌습니다.
매일...
밤을 새워야 할 분량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숙제들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였지만..
무엇보다 무덥고 습한 날씨와의 전쟁으로...
몸은... 자주 지치게 되고, 쉽게 열이 올랐습니다.
종종...
저의 몸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숙제도 거의 포기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새하얀 천장만 쳐다보며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했던 어느날...
저는 울컥 설움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저의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원망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도대체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다른 것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성경을 공부하고 있는 기간이잖아요..
그런데..저는 이렇게 몸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고, 천장만 바라보아야 하다니....
이것은 뭔가 한참 잘못되도....너무 잘못된 것 같네요..
제가 지금 아파서 얻는 유익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저는 지금 하나님에 대해서 더 깊이 알기 위해서..
이곳까지 와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잖아요...
제 몸이 아프면, 하나님 말씀을 공부할 수 없는 저에게도 손해고..
제 아픈 몸을 돌보느라, 자기 공부도 할 수 없는 남편에게도 손해고..
그리고 하나님 당신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습니까?
도대체 왜 나를 아프게 하시는지 저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가 없군요..
그러니 제발...
저에게 건강의 복을 허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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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가득한..
나의 기도를 인내함으로 들으셨던 하나님은..
조용히 내 마음에 한가지 질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그럼.....지금 너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네가 아파서 얻는 손해는 무엇이냐?"
하나님의 질문에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또박또박 대답했습니다.
"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병이 나서 건강해야만....
여기에 온 모든 목적도 이룰 수 있고,
저나 남편이나 하나님...모두가 행복하게 되기 때문이죠.
손해는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그냥 흘려보내야 하는 시간과 비용..그 모든 것이 손해예요.."
나의 당찬 대답에..
하나님은 잠시 침묵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저의 기도에 대한 응답은 주지도 않으시고..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매일마다 하나님께 기도했던....
기도의 제목을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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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내 안에서 계속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어렸을 때부터 한가지를 위해 날마다 기도했지..
한가지 제목을 놓고....정말 간절히 너는 나에게 기도했는데.....
바로 너의 오빠가 말하게 되고 듣게 되는 것이었지.
그렇지 않니?"
"네..그때 저는 하나님께 정말 열심히 기도했어요..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오빠가 너무 불편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오빠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청각장애를 가진 오빠로 인해 오빠 자신은 물론... 저희 가족들 모두는 너무 마음을 아파했어요...
오빠를 정말 사랑했는데....
오빠가 장애를 가진 것이 저에겐..그리고 우리 가족에겐...
얼마나 슬픈 일이였는지 몰라요...
가끔 오빠랑 길거리를 걸을 때면...
수화를 하는 오빠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저는 너무 싫었어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오빠를 놀려대기도 했지요.
저는 그들의 생각없는 행동이 오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도 싫었고,
또 그런 사람들의 행동때문에...
오빠에 대해 제가 느끼는 부끄러움과 수치감도 싫었어요.
그래서 당신께 기도했지요..
오빠를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러나 하나님..당신께서는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어요.."
하나님은 또 나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애야...왜 내가 너의 기도를 듣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나는 너의 기도를 들었고, 그리고 너에게 응답을 주었단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고......그러나...너는 내가 너의 기도를
외면한다고 생각하는데...그 이유가 무엇이냐?"
"하나님은 우리 오빠를 고쳐 주지 않았잖아요...
우리 가족 모두가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부르짖었는데...."
하나님은 다시 조용히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빠가 가진 장애를 부끄러워 했어...
그리고... 그것은...
오빠 자신이나 너나..그리고 너희 가족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지..
그리고... 너는 어렸을 때부터....
너의 오빠가 가진 청각장애의 문제가 없어지고 제거되면.....
모든 가족들이 아주 행복하고 기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나에게 오빠를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했던거야...
그러나...
네가 눈에 보여지는 문제로 인해 슬퍼했을 때...
나는 오히려...너의 눈에 보여지지 않는 일들로 인해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단다.."
"..............."
"너는 보여지는 문제를 보았을지는 모르지만..
사실...네가 모르는 사실이 있단다.
그건 네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야...
너는 아니?
너의 오빠가... 자신이 가진 장애의 문제로인해...
얼마나 나에게 매달리고 부르짖었는지.. 그리고..
나에게 얼마나 가깝게 다가왔었는지를...
그리고...
네 오빠가 가진 장애로 인해 너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너의 가족들이....나에게 가까이 달려왔는지 너는 아니?
지금도...나는 네 조카들의 기도 소리를 듣고 있다...
나에게 달려와..자기의 아빠가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네 조카들의 기도소리를 나는 듣고 있단다......
그들도..고사리 같은 두손을 모아...나에게 간구하고 있지"
".............."
"너에게는....
너의 오빠가 가진 장애가 커다란 부끄러움과 문제거리로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사실 나에게 있어서....
네 오빠가 가진 장애는 어떤 부끄러움이나 수치거리가 될 수는 없단다..
그것은 오히려...
내가 그에게 부여한 축복의 통로였던 것이란다..
그의 장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달려왔고,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의 육신의 연약함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나에게 이끌어 오게 하는 통로가 되고 있단 말이다..."
"................."
"지금까지 너는...
네 육신의 눈으로 보아서...
문제나 부끄러움이나 수치로 여겨지는 것들을...
제거해 달라고 나에게 기도해 왔지..
그러나..너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
너의 바램이 만족되지 않은것처럼 느껴질 때...
너는 어김없이 나를 원망했지만......
나는 네가 느끼건 느끼지 않건...
너의 모든 기도에 응답하였고, 최선의 것들을 부어 주었단다..."
"..............."
"너의 오빠의 연약함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이 되었다.
왜냐면...그들은...
모든 것을 창조하고... 모든 것의 소유자 된 나에게로...
다가올 수 있는 방법을..너의 오빠를 통해 배웠고,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나는......부족한 자들을 사용하여 그들을 존귀한 자리에 앉히며..
오히려 가난한 자들을 사용하여 부자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한다.
네 오빠가 가진 육신의 연약함은....
너의 눈에는 부족함이었을지 몰라도...
오히려 그를....나의 곁에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게 하는 존귀함의 도구였고,
다른 사람들에겐....나의 곁으로 다가오게 하는 통로가 되었지..
이 땅에서 가장 큰 복이 무엇인지 아니?
그것은.....너의 부족함이 채워지는 것이나...
너의 연약함이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모든 것의 주인이고, 창조자인 나를 가까이 하는 것이란다.
그것이 네가 이 땅에서 얻는 가장 귀한 복이고 유익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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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너의 육신의 연약함을 치유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너의 육신이 아프거나 곤고하지 않을 때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분주하다는 이유로.....나를 가까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너의 머리는 나를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회전되고 있을지는 몰라도...
너의 마음은 오히려 나를 멀리하였다....
그러나....너의 육신에 연약함이 너의 몸을 휘감은 지금에서야...
너는 마음의 눈을 나에게 고정하고....
나의 도움을 간구하며..너의 마음이 나에게 달려오고 있지 않니?"
"................"
"네게 있어서 진정한 손해는...
이 땅의 모든 축복의 근원이 되는 나를 떠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최악의 저주가 되고 손해가 되지....
그러나 너의 육신의 연약함은 오히려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있단다..
왜냐면..나의 갈망은 진정으로 너와 가까이 있고, 교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또한... 너의 육신의 연약함은...
오히려 너를 강하게 하고, 너를 복되게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너는 나의 도움을 구하며....
이 땅의 가장 강하고 능한 나에게 달려오게 되었기 때문이지...
또한 네 남편 역시...
너의 건강을 위해 나에게 무릎을 끓고 잇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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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정말 그렇습니다..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축복은 바로 당신이었군요.....
당신을 가까이 하는 것이었군요...
건강..재물....명예....부요함과 풍요로움.....그 어떤 것도 아니고.....
바로 그 모든 축복을 가지고 계신.....
모든 축복의 근원이 되신 당신을 가까이 하는 것이 내게 가장 큰 유익이군요..."
"하나님 저를 용서하세요...
저는 제가 기도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얼마나 당신을 원망햇는지 모릅니다...
육신의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서....당신에게 불평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압니다...
당신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그리고 가장 귀한 것으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가장 큰 유익과 축복이 되는...바로 당신 곁으로 나를 이끄셨던...
놀라운 섭리와 인도하심에 찬양을 드립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당신의 말씀을 이제 이해합니다.
나에게 허락하신 모든 일들이...
바로 가장 귀한 당신을 만나고..
부족한 나에게 이 땅의 가장 큰 복이 되시며 유익이 되시는 당신 곁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인도하신 ..당신의 섬세한 사랑과 손길이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육신의 병을 허락하셔서....제가 당신을 향해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주님 저는 그것으로 감사하며 기뻐하겠습니다...
저에게 연약함과 부족함을 허락하셔서..제가 당신께 무릎을 끓고 당신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면..저는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향한...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가슴벅찬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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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싱가폴에서 모든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빠의 두 딸......내 조카들과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4학년과 1학년의 초등학생들이었습니다.
저의 마음에는..그들에게 나누고픈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혜진아..혜수야...
너희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니?"
나의 질문에 그들은 잠시 입술을 야무지게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인 작은 조카의 눈엔...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고모......
나는 아빠가..
다른 사람들처럼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작은 조카의 조그마한 입술에서 나온 대답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연약한 자를 사용하셔서 높히시는 당신의 섭리와 지혜를 찬양합니다.
그렇습니다..당신이 말씀하신대로....
나의 오빠는 여전히 나의 조카들에게도 축복의 통로로 사용되고 있군요..
그를 통해서...나의 조카들이 당신께 달려 가고 있네요...'
나의 마음에서 하나님이 빙그레 웃고 계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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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여러 가지 엄청난 계시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과대평가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주께서는 내가 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나로 하여금 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두고 이것이 내게서 떠나게 해 달라고 세 번이나 주님께 간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주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에서 완전하게 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려고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병약함과 모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란을 겪는 것을 기뻐합니다. 그것은 내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 고후 12: 7~9 -
이름없는 사람과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사람과 같으나 보십시오, 살아 있습니다. 징벌을 받는 사람과 같으나 죽임을 당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고, 근심하는 사람과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사람과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과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 고후6: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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