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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이름이 뭐예요?

작년 이 맘 때쯤....

'어떻게 하나님의 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강의를 몇 일 앞두고 있어서...

조급한 마음으로..

강의안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내 가방 안에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기독교 서적들이..

항상 몇 권씩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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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요즈음처럼...

날씨가 무척이나 더웠다...

 

어디를 갔다 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전철을 타야 했다.

 

강의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그리고...

전철을 타면...

들고나온 책을 마저...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나는...

전철을 타자 마자..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느라....

전철 내부를 두리번 거렸다.

 

휴~ 마침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얼른 빈 자리로 달려갔다...

그리고...

덜푸덕 자리에 앉아...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책을 서둘러 꺼내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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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는..

다음 정거장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번 정류장은 서울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철에서 빠져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나가자...

꽉 차 있던 전철안에...

빈 자리가 여기저기 많이 생겼다.

 

그런데....

한 사십대 정도로 보이는...

이상한 한 사람이 ..

전철을 탔다..

 

그 사람을 본 순간부터.. 

왠지...

책은 읽혀지지는 않고...

나는....

자꾸 그 사람한테 신경이 쓰였다.

 

그 사람은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

그리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몸에선... 독한 냄새가 풍겨왔다.

 

그는...

헌 슬리퍼에...

여기 저리 풀어 헤친듯한 단정치 않은 옷차림....

몇 달동안 빨래라고는 해 본 적도 없는 듯한....

더러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얼굴 역시 그에 질세라.... 몹시 험상 궂어 보였다.

 

그 이상한 사내는....

내가 탄 전철칸에 있는 사람들을에게..

돈을 강압적으로 구걸하며...

이 사람 저 사람을 위협하고 있었다.

 

나는 ...

그 사람이 내게 가까이 오지 않기를 원했다.

그리고...

될수있는 한 빨리....

그 사람이 이 칸에서 사라져 주길 바랬다.

 

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니 왜 저 사람은....이 칸에 타서 ..

 신경을 쓰이게 하지?

 강의준비를 해야하는 이 바쁜 시간에..

 왜 저 이상한 사람이 타서...

 나를 방해 하는 거야?

 제발 빨리 사라져 버려야 할텐데....."

 

그 사람이..

내 마음의 소리를 들었는지...

어쨌는지...알수는 없지만....

어쨋든..

그는 내게 와서 돈을 강압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재빨리...

다음칸으로 사라져 갔다..

 

같은 칸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이상한 모습과..

또한  너무도 당당히 돈을 요구하는 모습때문에...

당황했는지...모두가 기분이 언잖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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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는 또~..

다음 정거장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아까 그 사람과는 조금 달라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내눈엔~ 너무 이상해 보이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전철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가방을 대여섯개나 가지고 있었는데...

몇 개는 가녀린 어깨에  매고..

몇 개는 손에 들고 있었다..

더러운 가방들....

그리고 냄새나며 이상한 옷차림...

이전에 탔던 그 사람과 비슷해 보였지만....

어쩃든...

그의 얼굴은 험상궂어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먹지 않은 듯 깡마른 그의 몸과 얼굴에서는...

조금도 핏기를 찿아볼 수 없었다.

나이는 스무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쨋든....

이번 사람이 아까 그 사람과 달라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에게 돈을 강요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단지...

전철안에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조금 길게 반복하며서 ..

기이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빈 자리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때 마침...

내 옆에 자리가 비어 있었다...

나는 속으로 기도했다..

'아우...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자꾸 타서..

내 신경을  산만하게 하는거지?

정말 짜증난다....벌써 두 번째잖아...

제발...저 이상한 사람이 내 옆에 앉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나의 바램을 알았는지..

그는 내 옆에 앉지 않았다.

그가 찾은 자리는....

바로... 내 맞은 편에 있던 비어있던 자리였다..

자리에 앉은 그의 모습을 흘끗 보니....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신경이 많이 쓰였으나...

어쨋든..

나는...

다시 읽던 책을 집어 들었다.

 

 

내가....

책을 읽으려 하는 바로 그 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나의 귓가에..

아주 선명히 들려와 새겨졌다......

 

 

"이름이 뭐여요?"

".........."

 

"이름이 뭐예요? 밥은 먹은 거예요?"

".........."

 

"저~ 나쁜 사람 아니예요...

 힘들어 보이는데....

 밥은 먹은 거예요?

"............"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그 이상한 사람의 옆에 앉은.....

한 젋은 아저씨였다...

 

그 젋은 아저씨는...

정신을 놓아 버린 듯한.....

스물 청년의 허기져 보이는 이상한 모습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기라도 한듯이...

애정이 넘치는 눈으로 ...

그를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묻고 있는 것이었다.

 

그 이상한 청년은....

자신의 이름을 묻고....

자신의 허기진 배를 걱정하는....

그 아저씨의 따스한 모습에....

너무 놀라고 당황해....

심지어...

두려움에 싸여 있는 듯 보였다...

 

지금까지..

어느누구도...

그의 이름을 궁금해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의 배고픈 사정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고...

단지 ....

차갑고 매서운 눈으로 그를 쏘아보고...

그를 정죄하기에 바쁜 사람들의 소리만을 대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묻고...

자신의 배고품에 따뜻한 관심을 갖는...

처음 느끼는....

따스하지만 낯선 대접앞에서....

그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라...

두리번 거리며...불안해 하고 있었다.

 

그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여섯개의 가방을 쥐고...

 

그는 ....

자신에게 따스하지만...벅찬 관심을 보이는....

그 젋은 아저씨의 곁을 떠나....

 

자신에게 익숙한....

차갑고 냉정하며...

살기등등한 ....

사람들을 향해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그 사랑없고 무관심한 사람들 속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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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의 이름을 물어주며 그의 허기진 배를 염려해 주던...

그 젋은 아저씨의 영혼을 향한 진정한 사랑과 관심을 보면서

많은 것을 되돌아봐야 했다.

 

하나님은 내 안에서 말씀하시는 듯했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기 원하는 것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의 진정한 필요를 채워주기를 갈망하는...

사랑에 벅찬 목소리이고...

더 주지 못해서 안달하는 사랑의 마음이다."

 

나는 깨달았다.

사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 강의를 준비한다지만...

그럴 자격도 갖지 못했다는 것..

 

난 정말...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도 알지 못하고..

조금도 품지 못하니...

어찌 알지도 못하고 품지도 못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사람들에게 냉대와 핍박을 받으면서도...

돈을 구걸하고 강압적으로 빼앗는 ..

그들의 굴욕과 사악함은....

필경....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

그것은....

그들을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단지 음식과 돈을 소비하는 하등 가치없는 존재들로만 대해왔던...

나의 무관심과 냉대 때문이라는것.... 

 

그리고.....

그들이 아무리..돈을 쫒고 구걸한다해도..

진정...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그들의 육체적 필요를 채우는 물질이 아니라..

그들의 전영혼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그들을 위해 모든 것들를 내어줄 수 있는 참된 사랑의 모습이라는 것...

 

그 날...

하나님은 조용히....

내 마음에 빛을 비춰주시고...말씀해 주셨다.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을 소중한 영혼으로 ..

또한..

존귀한 존재도 바라보는  참된 관심이며..

그들에게 최선의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랑의 결단과 모습이란다...

그들은...

단지 마음 없이 내어주는 돈 몇푼으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겐...

자신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자신들이 얼마나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인지를 알게 해주고 비춰주는 ..

진실된 사람들의 사랑이 필요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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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와 요한은 기도하기 위해..

성전으로 올라갔다.

 

그 때 마침..

태어나면서 앉은뱅이였던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운반되어 왔다.

 

그 앉은뱅이는 성전문에 앉아..

성전에 들어가는 베드로와 요한에게 구걸하였다.

"한 푼만 주십시요~"

 

그는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

사실... 알지 못했다.

왜냐면...

아무도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그에겐 육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자....

구걸하는 앉은뱅이를 향해..

베드로가 대답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그리고 베드로는 친히..

그 앉은뱅이의 오른 손을 잡아 그를 일으켰다.

그 때..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났다. 

그의 발과 발목에 힘이 생겨 그는 뛰어 서서 걸으며...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하나님을 찬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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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많은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언지 몰라...

돈을 구하며...쫓으며...

지금도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향해...

하나님은....

단지 돈으로 그들의 육체적 생명만 연명시키라 말씀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들을 향해....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을 주어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여... 

무작정 달라고 외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과 혼과 육을 살려낼...

가장 최선의 것을 그들에게 주어라..

바로 네가 가지고 있는 그것...

네 안에 있는 예수의 생명....

너희를 사랑하여 죽음의 두려움을 내어쫓은...

예수의 그 벅찬 사랑의 생명을 그들에게 주어라...

그들이 회복되고 치유될 수 있는..

네 안에 있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그들에게 주어라..."

 

우리 안에..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는 예수의 사랑이....

그들에게 흘러갈 때...

우리 안에...

지금도...

능력으로 나타나는...

예수의 생명이 그들에게 전해질 때...

지금도....

우리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예수의 이름이

그들에게 주어질 때....

가난하여 죽어가는....

가난하여 굴욕적으로 비참해 가는...

가난하여 더 없이 사악해져 가는...

그 사람들에게도 회복과 치유의 소망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는가?

내 안에 있는 ...

예수의 이름과 사랑이...

그들을 향해 흘러가길....

그들을 향해 쏟아내어지길....

그들을 향해 끓어오르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 땅은 아직..

예수님으로 인해...

소망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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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 3:1~10 > 제 구 시 기도 시간에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올라갈새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를 사람들이 메고 오니 이는 성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기 위하여 날마다 미문이라는 성전문에 두는 자라그가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들어가려 함을 보고 구걸하거늘  베드로가 요한으로 더불어 주목하여 가로되 우리를 보라 하니  그가 저희에게 무엇을 얻을까 하여 바라보거늘  베드로가 가로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하고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뛰어 서서 걸으며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미하니  모든 백성이 그 걷는 것과 및 하나님을 찬미함을 보고  그 본래 성전 미문에 앉아 구걸하던 사람인 줄 알고 그의 당한 일을 인하여 심히 기이히 여기며 놀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