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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고통속에서 배우는 지혜 : 혜수의 편도선 수술

사람들은 고통에 부딪힐 때야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고통이 없을 때....삶 속에서 아무 문제도 없이 평화로울 때.....그들은 모두 점잖은 척하고, 유유자적한 척하지만...그래서 아주 여유있는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의 내면은 극심한 고통에 부딪힐 때에야 비로소 본연의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기 마련이다.

왜냐면 고통이 없을 때 모든 사람은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그들안에 꽁꽁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을 꽤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다가..그들의 잘못된 생각은 비로소 고통앞에서 산산히 부서지곤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고통의 도구를 사용하신다..

바로 우리의 외부를 깨뜨리는 작업을 통해... 우리 내면의 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시기 때문이다.

 

나이는 비록 10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고통속에서 중요한 가치와 교훈을 배우는 아이가 있다.

그...는.....바로 나의 조카 혜수이다.

혜수는 지난 설날 편도선 수술을 받았다.

물론 나는 수술받기 전에 혜수를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신랑과 함께 병원에 찾아갔다. 그..런..데....

병원에서 본 혜수의 모습은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의외로 담대하고 침착했다...

사실 나는 수술을 한번도 받아 적이 없어서 나의 몸에 칼을 댄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만약..혜수 대신 내가 수술대에 올랐다면..나는 두려움과 떨림으로 안절부절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혜수는 나의 기대.. 이상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고모..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어..."

물론.. 혜수가 내밷은 말 속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긴장감이 섞여 있었지만,

혜수는 담대했다...

 

"혜수야..하나님께 기도해....수술은 고통스럽지만....그 시간 때문에 혜수가 하나님한테 더 많이 다가가고..하나님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알아. 나도 많이 기도했어. 수술때문에 더 많이... 급하게 기도하긴 했지만."

"혜수야..네 친구가 한명 있다고 생각해봐..그런데 그 친구가 네가 필요할 때만 너한테 말 시키고 친한 척하고 필요없을 때 말도 안 시키면  네 마음이 좋을까?"

"아니..기분 나쁘지"

"하나님도 똑 같아....혜수가 병 낫게 해달라고 할 때만 기도 많이 하면, 하나님도 서운하셔...혜수야...혜수가 지금 수술받는 건 비록 힘들어도..하나님은 이번 기회에 혜수랑 더 많이 친해지고, 혜수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건강할 때도... 아플때도 ....계속 혜수랑 애기 할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이번 수술시간을 혜수랑 친구할 기회를 삼으시는 거야...알았지? 

"응 알아...."

내 귀여운 조카..혜수는 예기된 고통속에서 떨림으로 하나님과 친구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그것만이 고통 속에서 의연할 수 있는 힘이 될테니까....

고통이 지나 건강이 회복되어도...

고통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구하였던 것 만큼 간절히 하나님을 찾는 우리 혜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너무 때이른 욕심일까?

 

혜수의 수술은 끝났다...

지금도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피를 토하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놀래키는 시간도 있었지만....

우리 혜수는 지금 하나님과 친구하는 계속적인 훈련속에서 마음으로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고통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면서...

 

나는 과연 고통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면서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까?

내가 정말 극심한 고통과 부딪힌다면....내가 혜수에게 이야기한 모든 것을 신뢰함으로 혜수처럼 담대히 견뎌낼 수 있을까? 단지 말이 아닌..삶속에서?

 

오늘따라..수술의 고통을 끝내고 담담하게 지내고 있는 혜수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