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편....
우리는 결혼한지 3년이 넘은 부부다.
알콩달콩한 삶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아쉬운 것이 없지만...
그래도 굳이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엄마'라는 이름.....그리고 '아빠'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것이다.
사실... 작년 봄까지만 해도 나는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해산의 고통도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고..... 무엇보다 개인적인 희생과 사랑을 통해 자라게 되는 ...'새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무거운 부담도 그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기를 갖지 않은 이유 중의 가장 큰 것은.....
우리에게는 아주 자연스럽게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불현듯..
아~~아기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자녀를 얻는 그 기쁨 때문에......우리를 자녀로 삼으시는 그 대단한 기대때문에.....해산의 고통보다 더 끔찍한 십자가의 고통을 견디셨다는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있게 경험하기를 원하던 그 때부터.....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으로 우리를 기다리신...... 새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기대와 소망이 조금씩..조금씩....... 내 안에서...아기를 향한 소망과 기쁨으로 움트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저희 가정에 자녀를 허락하시고, 그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그를 통해.... 우리를 향해 가지고 계셨던 하나님의 깊은 기대와 기쁨..그리고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을 경험하게 하는 축복을 주시고......"
기도는 몇 달간 지속되었다.
그렇지만..기도를 드리고...또 기도를 드려도 나의 배는 불러오기는 커녕....
납짝한 배만큼이나...
하나님은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처럼 무심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하나님! 들어주셔야지요..
나쁜 것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아기를 통해서 하나님을 더 깊이 있게 경험하기 원한다니까요!.....
결혼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잖아요..그럼 빨리 아기를 주셔야지..
시간을 넘 오래 끌고 계시는 것 아니예요?
내 나이를 생각하셔야죠...벌써 30대 중반이잖아요..
아브라함처럼 내 남편 100세가 되면 허락하실려고 하시는 거예요?
다른 사람한테는 일찍도 주시더니..왜 우리를 그 축복에서 배제시키시는 거예요?"
투정하며 하나님께 달려갔던.... 바로 그때....
하나님은...
3년전에 있었던 웃지 못할 해프닝 하나를 나의 머릿속에 가만히 떠오르게 하셨다..
~~~~~~~~~~
3년전...
우리는 하와이로 떠나기 전 종신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
여기저기 알아본 후에 ...아는 사람의 소개로 외국계 회사인 *** 종신보험에 가입을 했다.
마침...그 회사에서는 종합건강검진을 해 준다고 했다.
물론 보험가입에 부적격성을 알아보기 위해 하는 당연한 절차였지만, 어쨌든 공짜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우리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아침 일찍 남편과 나는 강남에 있는 모병원으로 갔다.
심전도, 흉부 X-레이, 피검사 등...이것 저것을 검사했다.
몇일이 지났다.
내 몸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마법의 날이 오지 않는 것이다. 벌써 닷새나 지났는데...영 ~~~소식이 없다.
'아기를 가졌나보다....그...런...데..가만.....X-레이를 촬영했는데....아기를 가졌으면 어쩌지? 임신했을 때 X-레이 찍으면 안된다고 하던데...'
나는 가슴이 꿍 멎어 것 같았다.
종합검진을 한 병원에 전화를 했다.
"저기요~~임신인 것 같은데.... 제가 X-레이를 찍었거든요? 임신중에 X-레이를 찍어도 안되나요? 아니면..."
"X-레이는 찍으시면 안되는데요......"
"그러면 어쩌죠?"
"검사전에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나도 몰라서 그랬지요.."
냉정한 말투로 대답하는 간호사가 정말 무심하게 느껴졌다.
나의 마음은 걱정과 근심으로 꽉 차게 되었다.
'어쩌면 좋지? 아 큰 일이다. 내 아기가 내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장애아가 되면...아 그 슬픔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아기를 생각하니......슬픔에 복받쳐 나는...울고 또 울었다.
"임신아닐꺼야..괜찮아....걱정마요.." 남편의 따뜻한 위로도 나에게는 어떤 힘도 되지 못했다.
나는 낙담했다.
그리고 새벽마다 벌떡 벌떡 일어나서...울고 또 울고..흐느끼며 말했다.
"아~우리 애기 불쌍해서 어떻게..."
남편은 말없이 나의 어깨를 토닥거릴 뿐이었다.
그리고....3일 후...
나의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마법이 걸리기 바로 직전에 있을 법한 징후가....
그러더니...나는 마법에 걸려들었다.
"아~~~당행이다. 아기가 생기지 않아서....."
나는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을 했다.
"자기야~나 애기 안가졌어....당행이지?
X-레이 때문에..우리 애기 장애아로 태어날까봐... 무진 걱정했는데...괜히 주책만 떨었잖아....창피...^^"
"그거봐..아닐것 같더라고....어쨋든 자기가 안심하니 당행이다."
~~~~~~~~~~
기억속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이 일을 기억하니?"
"네..정말 웃긴 일이었어요....나 혼자 괜히 애먹고 걱정하고...죄책감에 시달렸던....그렇지만 재미난 일이었어요."
"애야~~"
"네?"
"단지 육체적인 장애아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가운데... 너는 그토록 슬퍼하고 낙담하고 죄책감에 시달였지 않니?"
"그랬지요."
"그런데....네가 만약 단지 육체적 장애가 아닌....영적인 장애아를 낳게 된다면 네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니?"
"영적인 장애아요?"
"그래..나를 알지도 못하고 나를 거역하는...나의 온전한 형상을 상실한 아기 말이다."
"그렇다면..나는 더 슬퍼할 것 같아요....그것도 정말 끔찍한 일이거든요.."
"그래? 그렇다면 너는 감사해야 겠구나.."
"뭘요?"
"내가 아직 너의 기도를 이뤄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
"나는 어느 때 보다도...네가 나를 사랑하고 경외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단다. 바로 그 때가 내가 너에게 자녀를 허락할 가장 적합한 시간이기 때문이야...
애야..육체적인 장애는 나에게 어떤 슬픔도 주지 않아..왜냐면 그들의 정신과 영은 온전하기 때문이란다.
나의 관점에서....육체적 장애를 가진 그들은 너와 조금도 다른 것이 없는 존귀한 존재들이야.
그런데...네가 나를 온전히 알지 못하여..네 안에 죄가 가득할 때..내가 너에게 나의 자녀를 허락했다면....그 아이는 영적인 장애아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내가 너에게 아직까지 자녀를 허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 너는 기뻐하고 감격해야 하지 않겠니?
온전한 영을 가진 깨끗한 아기를 너에게 허락하기 위해.....
새 생명에 대한 탄생의 기쁨도 잠시 미루고...참고 인내하고 있는 나에게...
오히려 감사하고 찬송해야 할 일이 바로 너의 일이 아니냐?
그런데..너는 어째서 나의 마음도 알지 못하고..나에게 투정하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냐?"
"하나님...죄송해요..그리고 넘 감사해요..
나는 그런 하나님 마음도 모르고..괜히 투정이나 부리고......부끄럽네요.."
그렇다. 내가 갖고 싶은 이름은 '엄마'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남편에게도 '아빠'라는 이름을 선물로 주고 싶다.
그러나 영적 장애아가 아닌....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에게 그렇게 불려지기를 소원한다.
내 마음의 소원을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신다.
단지 육체적인 장애아를 가질지도 모른다는 사실때문에 그렇게 좌절하고 슬퍼했다면...
만약....내가 영적인 장애아를 가졌다면..육체적 장애아를 가진 것다 얼마나 더 슬퍼하고 낙심하고 죄책감가운데 살아가야 했겠는가?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시다. 아직도...
내가 더 순결하고 거룩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시간을 위해....
왜냐면 정결해진 나의 태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를 주시기를 간절히 ㅏ라고 계시기 때문에....
모든 때는 하나님께 달려있다.....모든 시간도 하나님이 정하신다.
그러나...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가운데 이루어질....그 때와 그 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선하고 최선의 시간이 될 것이다....
왜냐면 하나님은 항상 우리에게 최선의 것을 주시기 위해 헌신되어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정말 사랑의 하나님이며......선하신 하나님이다.
나는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이 내 안에서 회복되고, 하나님의 거룩함이 나를 정결하게 했을 때........
그 어느날..갑자기...불현듯 나의 꿈이 성취되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안에서.................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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